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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9-01 16:24
춘천시립양로원 사도직 체험을 다녀와서(지원자 정선영 마리아)
 글쓴이 : jrosa
조회 : 4,078  

 

지난 7월, 20일~24일까지 5일간 춘천에 있는 시립양로원에 사도직 체험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에, 한 주에 한 번씩 사도직 체험을 나가기는 합니다만, 입회한지 얼마 안 된 제가 5일이라는 시간을 사도직 체험을 통해 본원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멀리 나간다는 것은 지원기에 의례적인 일이었고 저에게도 참으로 영광이었고 의미가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춘천으로 향하기 며칠 전부터, 출발 당일 아침 버스를 타고가면서 내내 설레 있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사명감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모릅니다. 도착해서 저희는 1일 1부서 돌아가면서 5부서(사회복지팀, 요양보호팀, 물리치료팀, 세탁실, 영양팀)에서 체험을 했습니다.


춘천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본 것은, 승용차에서 할머님을 내려 업으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할머님을 조심스레 업으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각 부서 모든 선생님들께서는 부모님처럼 미소와 정성, 최선으로 어르신들을 돌보시고, 각 부서에서 열심히 근무하시는 모습을 마음으로 눈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심스레 업으신 첫 모습이 양로원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마음을 담은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입구에서부터 방이 있는 곳까지 줄곧 따라오시던, 저희들이 정복을 입었을 때만 알아보시던 웃음치매 걸리신 할머님이 생각납니다. 기억을 못하실지언정, 화내며 찡그린 모습보다, 항상 웃는다는 것, 치매에 걸리셨지만 한편으론 그 할머님의 모습을 부러워했는지도 모릅니다. 체험기간 내내 오며 가며 저희에게 열심히 손 흔들어 주시며 인사해주시고 오히려 저희를 더 손녀같이 챙겨주신 어르신들게 너무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제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도 체험 내내 생각해 봤지만, 웃음을 드리러 간다고 생각했던 제가 어르신들 덕분에 더 많이 웃고 즐겁게 지내다 온 것 같아 5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고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체험기간 동안 좋으면서도 아쉬웠던 점은 ROM체조 시간이었습니다. 건강체조 시간으로 혈액순환, 박수 등 손과 발 이곳저곳을 신나는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체조였는데, 본원에 와서도 자매들과 틈나면 우스갯소리로 몇 번씩 했을 정도로 생각만 해도 제가 더 신나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있는데 몸이 성하신 많은 분들 중에서도 10분도 채 안오셔서 하시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몸도 움직이시고 활기를 찾으시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저만의 바람이겠지요. 한편으론 ‘몸이 불편하시니까 거동이 번거로우셔서 못 오실거야..’라고 위안 삼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좋은 박수를 배워왔습니다. “전신, 두통, 허리, 심장, 요실금, 기억력~”


어르신들과 지내는 내내 몇 해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사시다 돌아가신 할아버님이 생각에 체험 내내 제 마음 한구석이 아렸습니다. 몇 해 전 치매가 약간 있으시고 노환이셨으며 방에서 냄새나는 할아버지를 멀리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할아버님 돌아가시기 직전 손도한번 제대로 못 만져 드리고 보내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을 돌봐드리면서 “할아버님이 살아 계셨을 때 잘해드릴걸...” 속으로 거듭거듭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더 잘해드리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은데, 어르신들의 상황도 잘 모르는 상태라 이것저것 돌봐드릴 수 없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 말씀을 못 알아듣고 실행에 옮기지 못해 도움을 드리지 못했을 때면 죄송한 마음만 자꾸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곳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감이 잘 오진 않지만, 노후와 미래에 대해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어르신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며 미래였습니다. 화내며 찡그리며 삶에 고달픈 모습보다, 건강하고 밝은 노후를 모두가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길 마음 한켠으로 소망해 봅니다.


사도직 체험에서 한 가지 더 놀란 것은, 본원과 다른 시간표였습니다. 수녀님들은 아침 일찍 새벽 5시 15분부터 기도를 시작으로 일과가 시작됐습니다. 하루가 그렇게 일찍 또 길게 돌아가는 분원생활의 모습을 보면서, 분원에 계신 수녀님들께서 열심히 사시고 계신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오늘도 분원에서 열심히 사도직을 하고 계시는 수녀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작은 제 그릇에 많은 것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시립양로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했던 5일간의 체험은 정말 소중한 추억이며 세상을 넓게 보고, 마음을 넓히는데 좋은 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찾아가 뵙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체험할 수 있도록 보내주신 수녀님들과 춘천시립양로원에서 함께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수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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