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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17 11:33
[성지 순례기] 성지순례 그 복된 시간
 글쓴이 : homepi
조회 : 3,862  

글. 사진: 섭리의 길 40호

[성지순례기] 

                               성지순례 그 복된 시간

 

                                              글:  최 길자 마리아 수녀

 

떠나기 전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결심과는 다르게 거듭된 피로로 마음과 몸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곳은 우기라는데?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나름 무장을 갖추어 11일 간의 이집트, 이스라엘, 로마 성지순례의 여정에 올랐다. 

인천공항에서 일행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인솔자인 미카엘 부장님을 통한 하느님의 섭리로 내게는 비즈니스석이 주어졌다.  왠지 출발부터 예사롭지가 않았다. 

인천공항을 떠나 11시간을 하늘에서 보내면서 본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중의 장관이었다.  보세요 하느님! 당신의 작품에 제가 전율하고 있습니다라는 탄성과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처음으로 고도 1만 피트 이상의 하늘에서 보는 장엄한 석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겸손을 배우며 순례를 시작하였다.

순례의 첫 미사를 카이로의 성 요셉 성당의 소성당에서 양금주 신부님 집전으로 겸허하게 봉헌하였다. 이 성당은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수사님들이 관리하는 수도원 성당이다. 미사를 끝내고 성당을 나오는데 노 수사님께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다음날은 아기예수님 피난성당모세회당을 순례하고 모세의 우물이라고 불리는 마라의 샘에서 야외미사를 봉헌하였다.  이 우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으나 모세가 하느님께 부르짖자 단 물이 되었다는 구약의 그 우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실 수 없이 지저분한 물이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시나이 반도의 사막과 돌 산을 보면서 가나안으로 가기 위하여 40년을 광야에서 헤맸던 이스라엘 백성의 역경이 떠올라 지금 나의 신앙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타바 국경을 넘으면서 모두들 긴장을 하였다.  이집트 출국은 수월했지만 이스라엘입국은 듣던 대로 몹시 까다로웠다.  몇몇이 보안검사에 걸려 우여곡절을 겪은 후 모두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왔다.  그곳은 이스라엘 남쪽 항구도시 에일 랏이라고 했다.  북쪽으로 올라 갈수록 젖과 꿀이 흐르는 땅답게 푸르름이 짙었고, 사막지대에는 수로를 연결하여 수많은 대추야자 나무와 올리브 나무들이 줄을 지어 잘 정렬 되어 있었고 예쁘고 탱글탱글한 귤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하나 따 먹고 싶은 하와의 마음이

발동하기도 하였다.  3모작을 한다고 하며 야채는 싱싱하고 꿀맛처럼 달았다.

 예리고의 엘리사의 샘을 순례하고 유대광야로 나갔다.  막연 했던 광야의 모습에 입이 벌어졌다.  ! 광야가 이렇게 황량한 곳이네 예수님께서 40일 단식기도 후 유혹 받으셨던 장면이 재빠르게 스쳐갔다. 초대교회 은수자들이 광야로 나가 오로지 기도에만 전념했다는 것을 잠시 부러워 하기도 하였다.  광야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나무도, 물도 없고 오직 의지할 것이라고는 하느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러니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수밖에~   지금도 이 광야에는 은수자들이 있다고 한다. 우스개 소리로 관구장 수녀님께 건의하여 여기에 천주섭리 분원을 하나 세워 기도에 전념하자는 말도 하였다.

   사해로 가는 버스 안에서 지금 나에게 빵과 재물과 명예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매일의 순례와 미사로 이어지는 여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새로운 힘을 주었다.  모두의 염려와 성지에서 받는 은총의 결과라고 생각되었다.

순례 6일째 되는 날 신약인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데 그날은 마침 유대인 안식일이어서 안식일이 끝나기를 기다려 늦게 호텔로 들어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 옛날 가야파 대사제의 집이었던 베드로 회개 기념성당 일명 닭울음 성당을 순례하였다.  미사 중에 계속 중앙제대 앞의 베드로의 모습을 그린 성화가 인상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성화에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마태26,75) 는 베드로의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  그의 비통하고 괴로운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의 가슴을 후려쳤다. 베드로는 3번 배반하고 저렇게 슬피 우는데 나는 수십년을 배반하고도 잘난 체 하며 거만하구나.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오버랩 되면서 내 마음도 고뇌로 요동을 치고 있었다.  좀더 겸손하고 다소곳하게 살아야지  저절로 마음이 움직이며 순화되었다.

   내게 있어 이번 순례의 하이라이트는 예수님 탄생성당 순례였다.  겸손의 문이라 불리는 작은 문을 지나 1시간여 줄을 서서 기다린 후 성당 밑으로 층계를 내려갔다.  그곳에 은으로 된 14각 모양의 별이 있었다.  그곳이 베들레헴의 별 바로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이다. 이곳에서 나의 구원자 그분께서 사람으로 오셨다.  나를 위하여……  거룩한 곳에 내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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