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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9 20:00
[성지 순례기] 삼위일체 하느님과 함께 한 여정...
 글쓴이 : home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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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섭리의 길'  Vol. 34 에서 발췌




            삼위일체 하느님과 함께 한 여정


                                                               주 영숙 데레사 수녀



서원
25주년...

  은경축을 맞아 떠나는 성지순례. 처음가보는 곳에 대한 막연한 설렘과 함께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준비를 하였다.

  615일 한 말세리나 수녀님과 함께 모원의 수녀님들의 인사를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비행기에 막 오르기 전에 한노엘 수녀님에게 전화를 했다. 함께 순례의 길에 못 떠나는 수녀님의 마음이 좋지 않았을 터인데도 밝은 목소리로 잘 다녀오라 하니 고마웠다. 마음으로 함께 품고 비행기에 올랐다.

  20시간이 넘게 걸려 이집트에 도착한 것은 그곳 시간으로 16일 오전 2

카이로 공항에서 호텔까지 또다시 1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그리고 3시간쯤 잠을 자고 곧장 순례의 길을 나섰다. “ 관광이 아니다 ” 이것이 순례동안의 우리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일 강을 끼고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 이집트는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도 사막이었다. 이 사막을 건너 피신해 오셔서 생활하셨던 곳에 세워진 성당방문이 순례일정의 처음이었다. 우리 삶의 여정 안에서 언제나 머무는 곳에서 성화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수도 공동체 모든 회원들을 기억하였다.

  시나이 산 숙소 식당 안에 David Roberts (1796-1864)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시나이 산을 순례하는 사람들을 그려 놓은 것이었는데 나의 온 마음을 빼앗아 간 듯 그 그림 앞에서 떠날 수 가 없었다. 1839년 겨울에 그린 그 그림은 우리가 어떻게 이 순례의 길을 걸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지팡이와 약간의 옷만 가지고 걸어서 순례를 했던 그 시절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지금의 순례이지만 일생에 한번 있을 것 같은 이 여정에 많은 은총이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간절해 졌다.

  시나이 산 자락,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을 곳에 남아 시나이 산 정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일행들을 생각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황금 송아지를만들지는 않았을까? 나의 삶을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탈출기의 길을 따라 우리는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시원한 에어컨과 물이 준비되어 있는 이 길을 가면서도 황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에즈 운하를 터널로 통과하고 광야 끝에 나타난 홍해바다를 보면서 얼마나 좋았는지...? 광야 끝에 나타난 푸른

바다의 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타바 국경을 통해 이스라엘로 입국을 하였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처럼 국민소득이 우리보다도 많다는 이스라엘은 정말 이집트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똑같이 광야의 땅이지만 관개수로를 이용하여 푸른 대추야자 농장과 바나나 농장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스라엘 땅에 들어와서 처음한 일은 마트에 들려서 맛있는 우유와 빵을 사 먹은 것이다.

  이스라엘은 외부와의 적이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일까? 뭔가 긴장되고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이 덜했다. 자기들이 인정하지 않는 예수님의 행적을 따라 순례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을까? 그건 나의 생각이고 가는 곳 마다 프란치스코회 수사님들이 성지를 돌보고 계셨다.

그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돌보아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많은 것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음이 아닐까? 새삼 고마움을 가질 수 있었다.

  예리고, 쿰란, 요르단 강, 나자렛, 가나, 그리고 갈릴래아지방, 가파르나움 타볼산, 예루살렘....성경을 통해 들어오던 장소에 내가 있다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그리고 가는 곳 마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기도지향들이 마음 안에서 떠오르며 기도하게 되었다. 넉넉하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함께 성경을 읽고 잠시라도 개인묵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갈릴래아 호수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 행복선언 ’ 성당 정원의 벤치에 앉아 바람결에 새 소리를 들으며 예수님께서 나에게 “행복해지고 싶다면...” 하시면서 말씀해 주시는 것만 같았다. 그분은 ‘행복’을 내 손에 쥐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말씀해 주셨다. 행복의 주체가 ‘나’임을 새삼 깨달으며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예루살렘은 많은 곳들에 출입제한이 있었다. 자신들의 영역에는 다른 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들어 갈 수 있는 곳에서도 철저히 검문하는 것을 보며 예수님께서 지금 이곳에 계신다면 어떠하셨을까?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채찍을 휘두르며 성전 정화를 하셨던 모습이 떠올랐다. 팔레스티나 지역과는 장막까지 치고 있는 상황이라 예루살렘에서는 특별히 '평화‘를 위해 일행들과 함께 기도를 하였다.

  우리 일행은 이스라엘을 떠나면서 공항에서 철저한 검색으로 불편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입을 모아 하는 말들은 다시 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지금의 사람들은 서로 불목하고 그래서 불편한 상황들을 만들어 내고는 있지만 우리 안에 함께 계시는 주님의 마음이 우리를 다시금 그분이 살아계셨던 곳으로 향하게 하는 듯싶었다.

  이탈리아 그리고 아씨시와 로마....

성프란치스코 성당을 순례하며 수도서원25년 동안 복음삼덕을 거슬러 지은 죄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성모님께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느님께 전구해 주실 것임을 믿었다.

아름다운 아씨시의 평화스러웠던 풍경들과 잔잔한 기쁨은 오랫동안 내안에 남아 있을 것 같다. 로마에서의 짧은 여정은 많은 이들 틈에 끼어 분주하게 다니느라 여유 있게 순례를 할 수 없었지만 그 현장 안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울 뿐이다. 어느 날 금경축 쯤 될까? 가능하다면 로마의 순례만을 따로 했으면 좋겠다. 꿈이 있으면 이루어지겠지!

  에집트 시나이 산과 광야에서 만난 하느님, 이스라엘에서의 예수님, 그리고 성령의 교회의 모습을 본 로마에서의 일정들은 너무나 고맙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지금 이글을 정리하면서 이 여운이 나의 남은 수도생활에 많은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모든 것들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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