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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26 20:51
[수녀님 글] 내 그리움의 목록중에서 '나비편'
 글쓴이 : homepi
조회 : 3,526  



내 그리움의 목록중에서:     '나비 편'
 

                                                                      조 경자 수녀


 올해는 기상 이변으로인한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여름나기가 그 어느때보다 힘들었다

자연을 아끼고 소중히 하지 못한 탓이 나에게도 있기에 

속죄하는 마음의 일환으로 기쁘게는 아니어도

  묵묵히 수도복을 입고 더위를 참았지만

  돌아보면 정말 

바다가 그리운 계절이었다

 이른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즈음을 살고 있다가

문득 몇일전 

가을맞이 대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머무르고 있는 개인 방을 정리하며

  항상 하듯이 마음의 방정리도 함께 했다

 버릴것 버리고 기억할것 기억하며 .......

그런데 열어 놓은 망충망을 틈타 언제 들어 왔는지

 고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갈색무늬를 지닌 중후한 느낌의 나비한마리가

 침대머리맡 커튼에 앉아 자기 방처럼 편안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순간 나비가루가 날리먼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과

 치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들여다 보고 있는데 

자신에게 닥친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동도 하지않는 녀석이 

왜그런지 정다운 느낌을 들게 했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나비라니......

그때부터

  그 여리고 어여쁜 자연의 일부를 살려보내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하다가

부드러운 화장지로 최대한 살짝 잡아 얼른 창문을 열어 날려보냈다

  


나비는 내가 보는 앞에서  원을 한번 그려 보이더니 

이내 맞은편 숲을 향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며 나아갔다

 행여 날개라도 찢으질까 조마조마 했었는데 

다행히 아무곳도 상하지 않고 보낼수 있어서 스스로 흡족해하는 순간 

문득 가슴 깊은곳에서 

하느님의 선하심과 창조하신 모든 것에 대한

 그분의 자애로움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만이 아니라 말못하는 미물인 나비 한 마리에게도

 그날을 살수 있는 생명과 은총주심을 

그분이 창조하신 세상은 모두 선하며 평화롭다는 것을 

다만 우리의 무지와 욕심과 편견이

 볼수있는것을 볼수없게  들을수 있는것을 듣지못하게 하고 있을뿐 

나비를 보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그리고 몇일뒤 

나비가 찿아왔다 정말 그 나비라는 심증(?) 이 강하게 왔지만 

어디 그렇게 생긴 나비가 한 두 마리일까

 의심반 믿음반으로 지나가던 수녀님에게

 이러저러한 나비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 수녀님이 하는 말

 “모양이 똑같은 다른 나비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 

순간 내가 실망하는듯하니까 눈치빠른 수녀님은 얼른 말을 바꾸어
“아니면수녀님이 생각하는 그 나비일수도 있겠네요”

라고 해서 

우리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생각으로

 서로 마주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나는 지금보다 나이를 더 먹어도 이런 동화같은 발상을 없애지 못할것 같다

그것이 나의 모습이고 나는 그런 내가 또한 좋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한 

내 고유한 탈렌트를 나누며 살고 싶다

삭막한 세상의 모습이 있다면 할수있는한

 그곳에 별빛가루, 금가루 같은 인정의 따뜻한 꿈을 뿌려주고 싶은 마음 지닌채로......

 그러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을수 있는 상황에 처한 무력한 존재앞에서 

진정한 힘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도 함께 했었다 (놓아주고 살려주고 보살펴주는 힘)

내가 살아있는동안 그런 멋진 힘도 만나볼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짧게 만났던 그 나비 지금쯤 어느 숲,

 어느 하늘을 날아다녀도  행복하길 기원한다

이 순간 아니 오늘 어쩌면 내일

같은 지구별에서 숨쉬며 스치는 우리들이기에 

가만히 헤아려보면 낯설고 소원한 것은 없지 않을까

형태없는 나의 그리움속에 가끔씩 자리매김할 

그나비 - 

  나비야 오래도록 안녕!! 

-가톨릭 문인회 수필 작품집에서-    

- 몸,영혼의거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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