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수녀회의 정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다.
(필립 2,5)
(필립 2,5)
수도회창설 축일 편지
2019년 9월 29일
수녀님들과 협력회원들께*,
9월 29일에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수도회의 “생일”-수도회 창설 168주년-을기념합니다! 수도회가 존속해온 것과 앞으로 계속 존속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특별한 날을기념하도록 합시다. 어쩌면 다시 한번 수도회 창설에 대한 역사를 돌이켜보겠지요. 주교로 서품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독일 마인츠의 교구장이1851년필요한 사회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지만 매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바에 부응하는 사목은 할 수 있음을 어떻게 깨달았는지를 우리는기억할 것입니다. 또한 마인츠 교구 신자들에게 필요한 바를 제대로 채워주고자 화니 드 라 로쉬 폰 슈타르켄펠스를초대하여 당신과 함께 여자 수도자 공동체를 창설했다는 점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1876년, 마인츠 교구에서 일해주기를 바랐던 수녀들을 기꺼이 미국으로파견하여, 그곳에서 독일 이주민들을 가르치도록 한 주교님도 떠오를 것입니다. 우리를 일깨우는 기상 나팔을 과거의 것으로 중단하지 말고, 우리시대의 요청을 깨닫는 가운데 “새로운”요청에 부응하면서 항구하게창설자들의 정신과 예수님의 정신 안에서 살도록 합시다. 우리 시대의 도전들을 의식하는 중에 우리는 그도전들이 주는 강도와 복잡함 때문에 질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수도회 창설자들- “숭고한 사상에 이르는 길이 아무리 멀다 하더라도 숭고한 사상을 얻고자 힘차게 씨름하는 시대에살고 있기에 나는 이 시대를 사랑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던케틀러 주교님과 “가장 어두운 길이 사랑과 은총의 빛으로 인도해줍니다.” 라고 기도할 수 있었던 마리 드 라 로쉬-과 함께 기도합시다. 그렇습니다. 우리는이러한 사목적인 필요를 통해 우리의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날 수도생활에서 일고있는 엄청난 변화를 인식합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이러한 변화가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유럽의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지만, 우리 수도회 독일 관구 회원수가 총 49명이라는 점은 압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사도직응용연구센터의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의 경우 인구통계에큰 변화가 생기면서 향후 5년에서 10년사이에 수도생활에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미국 여자수도자들 가운데 종신서원자의 80%가 70세 이상입니다. 현재 45,000명인 미국 여자수도자들은5년후인 2024년에는 23,000명이될 것이고, 그 가운데 70세 이상이16,000명, 70세 이하는6,900명이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입회하는 새 회원들이 없는데다가 현재 회원들이 이승에서의여정을 마치고 하느님께로 돌아가게 되면서 미국에 있는 420개 수도회 가운데 300개 수도회가 향후 몇 십 년 내에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왜 일어나는지 질문을 제기하고 싶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수도회는 세 관구와 두 선교지로 이루어진 국제 수도회이기에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우리의 소명은 우리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수도회를 재창설하는용기와 통찰력을 지니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최되던 시기와 공의회가 끝난 직후에 “젊은” 수녀들이었던이들은 수 많은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했었는지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공동체는 더욱 협력하게 되었고 보조성의 원리와 동료회원들간에 우애 넘치는 협력을 다짐하며, 함께 대화하고교류를 위한 여러 워크숍에 참여하였습니다. 우리는 여러 자문 기구를 구성하고 변화들을 통해 우리를 안내할수 있는 여러 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공동체 소식지들을 발간하여 모든 회원이 함께 정보를 얻고 참여할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이룩한 일에 자부심도 가졌습니다. 순진하게도저는, 이제 힘든 일은 끝났고 “우리의 노후를 편안하게”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음을압니다! 제가 큰 병을 얻었을 때에 저를 치유해준 믿을만한 의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는 오늘날 여자 수도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 설명해주면서, 지금까지도제 머리 속에 맴돌고 있는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글의 출처는 잘 모르겠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젊을 때, 우리에게는 창조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유지하려는 에너지를갖게 된다.
그러나 가장 힘든 일은 우리가 만든 것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상황이 그러합니다. 우리 수도회는 우리가 지금 초대 받고 있는 “새로움”이 출현하도록 준비 되어 있습니까? 프란치스코 교종은 “서로 다른 수도회 회원들 사이의 친교가 자라나기”를 바라면서, “자기 수도회의 울타리를 더욱 과감하게 벗어나 지역적 세계적 차원에서 함께 일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언자적 증거는 새롭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1). 수녀님들과 협력회원 여러분, 교종의 말씀 중 수도회를 관구로 바꾸어 지역적 세계적 차원에서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대양과 대륙을 너머 서로를 지지하는 가운데, 우리가 알고 매료되었던,그리고 우리가 기꺼이 헌신했던 삶의 방식을 현 시대의 요청에 맞게 변화시키도록 즉 재창설을 이루도록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상호문화적이고 세대를 아우르는 여러 공동체에서 함께 살며 일할 수 있습니까? 2016년 수도회 총회에서 수도회 사명을 가장 잘 이행하기 위해 수도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세 관구와 선교지 회원들로 이루어진 네 국제 위원회를 구성하여 통치,재정청지기, 회원의 양성과 국제성/사명을 연구하고재창설 과정에 도움을 주자는 건의 사항이 나왔습니다. 지금 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으며, 여러 위원회가 차기 수도회 총회에서 우리의 미래를 안내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지난해 LCWR(미국여자수도자 장상연합회)총회에서 테레사 마야(CCVI) 회장수녀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변화를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우리는 화산 옆에 살고 있어서 언젠가 터지면 과거 수십 년간 자랑스럽게여겼던 사도적 공동체의 구조와 규모에서 강제로 밀려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더욱 가벼워지고 움직이기쉬우며 숫자도 적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할 것이고, 오늘날하느님께서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사명과 하느님 백성 안에서 고통 당하는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응답을 필요로 한다는 굳은 확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한 번에 한 사람씩인류 가족을 대하며 작은 방식으로 봉사할 것입니다.
수녀님들과협력회원 여러분, 우리가 변화를 탐색하며 오늘날 무엇이 필요한지를 식별하는 지금, 계속해서 기도 안에서 서로를 기억합시다. 천주섭리수녀회 수녀로서또 협력회원으로서 지금 이 시대 우리의 몫인 부르심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수녀회창설 168주년을 기념하면서 메리 프랜시스 수녀님, 리베라타수녀님, 로사 수녀님도 함께 축일 인사를 드립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 하나 되어,
마리아 페스트 총장 수녀
_____
(1) 프란치스코 교종의 ‘봉헌(축성)생활의 해’ 사목 교서, 2014년 1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