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수녀회의 정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다.
(필립 2,5)
(필립 2,5)
2020년 사순/부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주십시오.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 콜로3:12-14
수녀님들과 협력회원들께,
우리는 얼마 전에 대림/성탄시기를 마치고 또 다시 사순/부활시기를 시작합니다. 저처럼 여러분도 성탄시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아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교회 전례력에서참회의 두 시기인 대림시기와 사순시기의 유사한 점들을 잊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림은 지켜봄,기다림, 분별, 성령의 내림,잉태, 그리고 출산의 시기입니다. 예수님의탄생 없이는 구원이 시작될 수 없지만, 구원은 예수님의 탄생을 통해서가 아닌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이루어집니다. 사순 시기는 예수님의 공생활과 그분이 만났던 사람들에게 행하신 모든 일에 관한 것으로,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고 그분을 배척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림 시기에 우리는 그분의 오심에 대한 기쁨을 넘어 그분의 탄생에 따른 역경—가난과 무력에서비롯되는 역경—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풍요로운 하느님의 생명이자은총이신 경탄하올 분께서 이 땅에 내려오시어 우리 가운데 사시며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사순시기에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예수님의 죽음은 물론 그분의부활을 예상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부활 사건이 보여주는 희망과 새 생명을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준비시키려는하나의 방도인 것입니다.
캐롤 스툴뮬러 신부는 사순시기를 위한 성경 묵상에서 어쩌면 우리가듣고 싶어하지 않을 법한 말로 사순시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통해 죄인과 병자들의 정신과 마음과 의식을 나눌 수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타인을 용서하지 못했던 우리가 용서 받을 수 있고 자신만이 아는자만심과 편견이 치유될 수 있으며 차가운 무관심이 참된 사랑으로 덥혀질 수 있는 기회를 갖습니다. 재의 수요일에봉독되는 제 1독서에서 요엘 예언자는 우리에게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돌아오너라!” 고 호소합니다. 하느님을 저버린 이스라엘에게 하느님께서당신의 자비와 한량없는 사랑으로 돌아오라고 간절히 애원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 첫 마음(그리고 지난 해 결심했던 것)으로부터 멀어져 있습니다. 사순시기는 자신을 돌아보고 열정을 다시 불태우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재의 수요일 복음에서예수님은 전통적인 사순시기 실천사항 세가지-자선, 기도,단식-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제1독서에서 요엘 예언자는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고 합니다. 우리는 드러나게 혹은 형식적으로 참회해서는 안됩니다. 참회는 할 수 있는 만큼 절약하는 것이어야 하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에 맞춰져야 합니다.우리가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하느님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로 우리의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사순시기 실천 사항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점들이 저마다 매우 다르기에우리가 거쳐야 하는 의복도 각자에 따라 다릅니다. 이러한 결핍은 정도가 심각하든 심각하지 않든 하느님과 또타인들과의 관계를 갉아먹기 쉽습니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보낸 많은 서간들을 통해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과또 서로간에 화해하도록 우리를 재촉합니다. 또한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이어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고 역설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3장 12절-14절이 사순 시기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부활 대축일에 우리는 3장1절-4절의 말씀을 들으면서 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의 실천적인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는 점을기억하게 됩니다. 스툴뮬러는 부활시기를위한 성경 묵상에서, 우리는 지상에 살지만 천상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우리는 부활 대축일에 봉독되는 두 번째 독서인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의 말씀처럼 성령의 열매 혹은 은사를 드러낼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서로 참아주십시오…주님께서 여러분을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이 말씀이 저에게는 우리가 “자애의 망토…” 를 걸치고 올해 사순 시기 실천사항을 다짐함에 있어 영감을 얻어야 한다는 말씀으로다가옵니다.
수녀님들, 우리는 힘든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수도생활에서 상상조차 하지못했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때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여기서 닥치는 모든 일에 대처해야만 합니다.우리는 이 세상에서 엄청난 도전들과 지구 공동체에서 고통을 겪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전쟁, 경제적인 격차, 취약자 착취 및 피조물 파괴로찢겨진 세상에서 우리의 적들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천상의 삶을 드러내는 자로서” 되갚는 대신 용서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이러한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에게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조차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자애의 망토”를 입고, 우리가 맺고있는 모든 관계와 모든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 가득한 자비와 측은지심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우리가 기도하고단식하고 자선을 베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저와 함께 메리 프랜시스 수녀님, 로사 수녀님, 그리고 리베라타 수녀님이 은총 가득한 사순/부활 시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 하나 되어,
마리아 페스트 총장 수녀
참조
다이앤 버갠트 수녀, “너희 마음을 찢어라”, America,2004년 2월 16일
조이스 럽 수녀, 이색적인-모든 시기를위한 기도, 시, 묵상 Outof the Ordinary: Prayers, Poems andReflections for Every Season,“그리스도의 속성을 입다”, 2000.
캐롤 스툴뮬러(CP), 사순시기를 위한 성경 묵상Biblical Reflections for Lent,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