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교황님의 기도지향
교황님의 2015년 11월 기도 지향
일반 기도지향
만남의 문화: 우리가 모든 사람과, 우리와 다른 신념을 지닌 이들과도 인격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마음을 지니도록 기도합시다.
요즈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다른 생각,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세대간의 갈등, 빈부 격자로 인한 계층간의 갈등, 오랫동안 끈질기게 남아있는 지역간의 갈등 등이 현재 우리 사회를 광범위하게 지배하고 있으며, 일부 이익집단들은 이러한 갈등을 의도적으로 조장함으로써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의 상황은 비록 표면적 양상은 다를지 몰라도 사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심각한 갈등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다른 이들과 왜 굳이 힘들게 대화를 해야만 할까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당신의 기념비적인 권고문인 「복음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쁨, 희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할 때, 혹은 마음을 움직이는 다른 많은 요구를 할 때 ‘인격적인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비로소 하느님의 말씀을 꺼낼 수 있습니다. 성경구절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읽어줌으로써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항상 근본적인 메시지, 곧 당신 자신을 우리를 위해 건네주신 분의, 당신의 구원과 우정을 우리에게 주시고 살아계신 분의,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인격적 사랑’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느님 앞에 있다는 것,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 실제로 그들의 생활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28항)
우리가 모든 사람과, 특히 우리와 다른 신념을 지닌 이들과도 인격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신 그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인격적으로 말씀을 건네시고 인격적으로 사랑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예수님의 명에 따라 ‘세상에 복음을 선포할 때 인격적인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명에 따라 복음을 선포할 때에 반드시 타인과 인격적인 대화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와 다른 생각, 신념을 가지고 있더라도 말입니다. 비록 우리가 그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마음 속에서 두려움도 올라오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고 하신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며 우리 모두 다른 이들과 인격적인 대화를 시도해 봅시다.
성찰: 여러분은 생각이 다른 이들과 대화를 지속해 보려고 얼마나 노력하시는지요?
성경: 집회 27,5
옹기장이의 그릇이 불가마에서 단련되듯이 사람은 대화에서 수련된다.
선교 기도지향
목자: 교회의 목자들이 깊은 사랑으로 자신의 양 떼와 함께하고, 그들의 희망을 북돋아주도록 기도합시다.
올해 2015년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편찬한 보고서인 「한국인의 종교 1984-2014」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질문이 있습니다: “귀하는 요즘 우리 주변에 품위가 없거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얼마나 많다고, 혹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pp.95-96) 이 질문에 대한 천주교인의 응답을 살펴보면, 1984년의 경우에는 ‘품위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매우 많다+어느 정도 있다’에 응답한 천주교인이 60%였으나, 2014년에는 무려 89%로 뛰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이 수치가 한국 내의 모든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얻어낸 것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 교회 내의 성직자들에 대해 신자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에 대해 나름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 현재 많은 신자분들은 성직자들에 대해 그다지 신뢰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작년 8월 14일 한국 방문 첫날에 주교님들께 하신 연설의 내용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한국의 성직자들의 문제들을 살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예언자적인 복음의 증거는 한국 교회에 특별한 도전들을 제기합니다. 한국 교회가, 번영하였으나 또한 매우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적인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목자들은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기준보다도 기업 사회에서 비롯된 능률적인 운영, 기획, 조직의 모델들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을 따르는 생활양식과 사고방식까지도 받아들이려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십자가가 이 세상의 지혜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잃어 헛되게 된다면, 우리는 불행할 것입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형제 사제들에게 권고합니다. 그러한 온갖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성령을 질식시키고, 회개를 무사안일로 대체하고, 마침내 모든 선교 열정을 소멸시켜 버리는 그러한 정신적 사목적 세속성에서 하늘이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를 빕니다.”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신 교황님의 이 말씀을 우리 모두 잘 새겨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 성직자들을 그저 비난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회의 목자들, 모든 주교님들과 사제들이 초심을 회복해서 깊은 사랑으로 자신의 양 떼와 함께하고, 그들의 희망을 북돋아줄 수 있는 훌륭한 목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열심히 기도합시다.
성찰: 여러분은 성직자들을 위해 얼마나 기도하시는지요?
성경: 탈출 19,22
주님에게 가까이 오는 사제들도 자신을 성결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님이 그들을 내려칠 것이다.
출처 :기도의 사도직 원문보기▶
201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