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기사] 미국 수녀들, 복지예산 삭감에 항의해 버스를 타다
미국 수녀들, 복지예산 삭감에 항의해 버스를 타다
15일간 미국 전역 9개 주 방문하며 가난한 이들의 투쟁에 동참
2012년 07월 02일 (월) 18:15:59
한수진 기자 sj1110@catholicnews.co.kr
미국 수녀들이 정부의 복지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버스에 올랐다. 6월 18일 아이오와 주를 출발한 '버스를 탄 수녀들'(Nuns on the Bus)은 15일간 일리노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9개 주를 거쳐 7월 2일 워싱턴에 도착한다. 수녀들은 각 지역을 돌며 연설과 지역 국회의원 항의 방문, 기자회견, 지역 주민과의 대화 시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 '버스에 탄 수녀들'은 15일간 미국 전역 9개 주를 돌며 복지예산을 삭감한 정부의 예산안에 항의했다. ⓒnunsonthebus.com
캠페인에 참여한 수녀들은 ‘버스에 탄 수녀들’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의회가 가난 속에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최상층을 더 부유하게 하려는 움직임에 침묵하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공평한 예산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우리는 버스에 오른다”고 밝혔다. 수녀들이 탄 버스는 빈민사목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하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수녀들과 주민을 만났다. 그 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증인이기 때문이다.
‘버스를 탄 수녀들’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시몬 캠벨 수녀는 출발 전 아이오와 주 성삼위일체성당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경제위기를 이유로 저소득층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국회의 예산안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예산위원회가 통과시킨 정부 예산안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세금은 축소하는 반면, 저소득층 1천8백만 명에게는 세금을 부과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 예산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시몬 캠벨 수녀 ⓒnunsonthebus.com
캠벨 수녀는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최상위 기업들의 세금을 삭감한다지만, 나는 이들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지난 10년간 보지 못했다. 오히려 경영자들의 임금만 급격하게 치솟았다. 정작 경영자들의 부를 생산해 준, 낮이나 밤이나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한 푼도 오르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캠벨 수녀는 “(복지를) 개인의 책임감으로 해결하라고 하지만, 우리가 강력하게 연대했을 때에만, 그리고 공동체 정신 속에서 각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대한 응답을 했을 때에만 우리는 개인의 책임을 이야기 할 수 있다"면서 "가톨릭 사회교리는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한 가운데서만 개인주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 정오에 워싱턴에 도착하는 ‘버스를 탄 수녀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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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