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이슈] 천주교 폭탄선언, "4대강 반대후보 밀겠다"
자료출처: 다음 아고라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388481주교 5인 등 사제 1500인 선언, 대규모 4대강 저지 서명운동도
천주교 주교와 신부들이 8일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본격적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전국적 규모로 4대강 사업 저지 서명운동에 착수하기로 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을 지지하겠다는 폭탄선언까지 해, 정부여당을 크게 당혹케 하고 있다.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는 이날 오후 명동성당 입구에서 정부의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천주교 사제들의 선언문을 발표하는 동시에 향후 대응방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특히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는 이용훈 수원교구장 주교, 최덕기 주교, 김운회 춘천교구장 주교, 유흥식 대전교구장 주교, 최기산 인천교구장 주교 등 5명의 주교를 비롯하여 전국의 1천500여 사제 대부분이 서명했다. 이처럼 많은 주교와 사제들이 참석한 것은 1987년 민주화항쟁이래 초유의 일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실정법도 어겨가며 무리하게 진행하는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 그리고 그 사업에 동참 하고 있는 토건업자들의 죄. 국민들의 뜻은 외면하고 죽임의 사업을 마치 살림의 사업으로 이야기하고 동참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죄. 강을 죽이며 벌어지는 생태계, 문화재 등의 파괴 상황을 외면하고 오히려 돕고 있는 전문가들의 죄. 그리고 이 모든 고통의 상황을 철저히 외면하고 보도하지 않고 있는 언론의 죄. 그리고 이 같은 죄의 상황을 느끼지 못하고, 마치 남의 일인 양 생각하고 무관심했던 우리 사제들의 죄를 고백한다"며 4대강 사업 강행을 방치하는 우리 사회 모두의 잘못을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오늘 우리는 이러한 4대강의 죽어감이 바로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리고 이것이 자연에 대한 우리 모두의 죄였음을 고백한다"며 "그만두지 않는다면 이 강의 죽음은 결국 우리에게 대재앙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그 고통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4대강 죽이기 사업을 멈추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향후 구체적 행동 지침으로 이달말까지 '천주교 신자 100만명'을 목표로 진행중인 4대강사업 저지 국민서명운동대강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4대강에서 사제와 신자가 참여하는 릴레이 생명 미사를 열며, 특히 "올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죽어가는 강을 살리고자 하는 후보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사실상 4대강 사업 찬성 여권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강력 경고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약속을 뒤집었다'는 의미로 이명박 대통령이 팔당 유기농 단지를 찾아 농민들과 웃으며 대화를 하는 사진을 거꾸로 들고, 유기농단지에서 재배한 밀싹 모종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날 선언에는 이례적으로 주교가 5명이나 참석하면서 금명간 열리는 주교회의에서도 4대강 관련 입장 표명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8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입구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주최로 열린 '4대강 사업 반대 전국 사제 1500인 선언' 집회에서 신부들이 4대강 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사제 선언문
“이제 우리가 강의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저희 사제들은 우리 시대의 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분명 저희 사제들이 느끼고 있는 오늘날 이 시대의 모습은 죄악의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걱정하고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자 젖줄인 4대강을 파헤치는 죄. 그 죄를 덮기 위해 실정법도 어겨가며 무리하게 진행하는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 그리고 그 사업에 동참 하고 있는 토건업자들의 죄. 국민들의 뜻은 외면하고 죽임의 사업을 마치 살림의 사업으로 이야기하고 동참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죄. 강을 죽이며 벌어지는 생태계, 문화재 등의 파괴 상황을 외면하고 오히려 돕고 있는 전문가들의 죄. 그리고 이 모든 고통의 상황을 철저히 외면하고 보도하지 않고 있는 언론의 죄. 그리고 이 같은 죄의 상황을 느끼지 못하고, 마치 남의 일인 양 생각하고 무관심했던 우리 사제들의 죄를 고백합니다.
오늘 우리는 그 죄의 굴레를 끊기 위하여 전국 사제들의 이름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시대적 상황에 그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예언자의 소명이고, 스승 예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에제키엘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키엘 47,9) 구약의 에제키엘 예언자가 활동하던 시절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시기였습니다. 참혹한 시기, 예언자 에제키엘의 메시지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자초한 이스라엘의 죄악에 초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에제키엘 예언자는 파멸이 아닌 이스라엘의 구원을 힘주어 선포했습니다.
오늘 저희 사제들도 에제키엘 예언자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역사 상 가장 참혹한 자연의 죽음 앞에 생명의 고귀한 가치를 새삼 깨달으며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며 젓줄인 강의 말 못하는 고통을 대신 말하고자 모였습니다. 강가의 계곡이 포클레인으로 벗김을 당하고 있습니다. 강변의 오솔길이 대형트럭으로 짓밟히고 있습니다. 수 천 년 우리 곁에서 흐르던 강물이 만신창이로 파헤쳐 흙탕물 되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4대강의 죽어감이 바로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리고 이것이 자연에 대한 우리 모두의 죄였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생명임을 고백합니다. 이제 이 죽음의 상황을 끊어야 합니다. 그만두지 않는다면 이 강의 죽음은 결국 우리에게 대재앙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우리가 그 고통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4대강 죽이기 사업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강을 지키기 위하여 강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가 상처 입힌 강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때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강의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제들이 강의 위로가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첫째. 우리 사제들은 개발의 고통 속에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는 4대강에서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과 사제들이 모여 ‘생명ㆍ평화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사제 개개인도 신자들과 함께 강으로 나갈 것입니다. 지금도 저희 사제들은 팔당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보전과 강 살림을 위해 매일 오후 세시, ‘생명ㆍ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4대강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저희 사제들은 강에 머무를 것입니다.
둘째. 4대강 사업은 국가 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 평가법, 문화재 관리법을 위반하는 불법사업이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업이기에, 우리 사제들은 4대강 사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국민서명운동’에 함께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사제들은 올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죽어가는 강을 살리고자 하는 후보들을 지지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생명에 대한 사제적 양심의 선택입니다. 4대 강과 모든 생명을 살리고자 애쓰는 지역의 일꾼들을 지지하고 선택할 것입니다.
넷째. 오늘 우리 사제들의 선언과 다짐은 4대강 사업이 멈출 때 까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그만두는 그 때까지 전교구와 수도회의 사제들은 신자들과 한마음으로 끝까지 생명을 살리는 길을 찾고, 행동으로 옮길 것입니다.
2010년 3월 8일
전국사제 1,500인 선언 참여자 일동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참여단체:서울대교구환경사목위원회,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정부교구환경농촌사목위원회,인천교구정의평화위원회,인천교구환경사목위원회,인천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인천교구가톨릭환경연대,수원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톨릭농민회수원교구연합회,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회,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부산교구환경사목위원회,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구교구평화연대,안동교구생명환경연대,천주교창조보전연대,수원교구공동선실현사제연대,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 8일 '4대강 사업 반대 전국 사제 1500인 선언' 집회에 참석한 팔당지역 농민이 4대강 사업 반대 구호가 적힌 종이와 모종을 들고 서있다. ⓒ연합뉴스
2010.03.26